180119 <거미여인의 키스> 8pm

캐스트: 김주헌 문태유

 



1. 못 본 사이에 조금 더 승질이 더러워진 태유렌틴, 그리고 어쩌면 스탠다드한 느낌의 주헌몰리나. 둘 다 세서 보는 재미가 굉장했는데 그만큼 감정이 와 닿지는 않은 느낌

발렌틴과 몰리나가 얼마나 다른지 느껴져서 그건 정말 재밌고 신기했다. 앞을 보는 사람과 꿈을 보는 사람.



2. 주헌몰리나는 초반에 발렌틴에게 다가간 목적이 잘 보여서 신기했다. 그러던 사람이 마지막에 가서 네 친구들 얘기 듣고 싶지 않다고 귀를 막게 되는 그 과정을 보는 기분이었음.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거미 자체가 참 몰리나의 극이다 싶고

다만 발렌틴을 사랑했는지는 잘 안 보여서 그 부분이 좀 나랑 안 맞았다.



3. 지난번의 벤츠 같던 후반부가 조금 더 날 것으로 변한 느낌의 태유렌틴. 훨씬 더 감정 폭이 커져서 그런지 지난번보다 더 어린 느낌도 들더라

그래도 태유렌틴을 볼 때마다 재밌는 건 정말 '어른'이기 때문에 나오는 눈빛들인 듯. 단단함과 이미 완성되어있는 자신만의 확실한 가치관에서 나오는 그런 눈빛. 볼 때마다 신기하고 좋은 것 같다. 다른 필모에서는 정말 볼 수가 없던 눈빛이라어떻게 이런 사람을 안 사랑하죠!<



4. 태유배우의 인터뷰가 마침 오늘 딱 떠서 읽고 갔는데 극을 볼 때 그 인터뷰 생각이 나더라. 발렌틴이 몰리나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그 모습이 참 찡했음. 누가 낮에 영화 얘기를 하냐고 했던 사람이 영화 얘기를 먼저 해달라 조르고 사상이 아닌 사랑을 얘기하게 되는 그런 변화

몰리나도 처음에 다가섰던 목적과 다르게 갈수록 발렌틴에게 빠져들게 되고 이 두 시간 사이에 두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롭더라. 둘 사이에 쌓여가는 시간, 감정 그 모든 것들

그리고 사랑이란 게 얼마나 원초적인 부분에서 오는 감정인지에 대해서도 새삼 느낀 듯. 단 둘이 있는 공간에서 모든 기본적인 것들을 상대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면, 그 상대를 특별히 여기지 않을 수가 있을까

진짜 태유배우 인터뷰에서 그런 내용들 너무 좋았고 그 인터뷰 그대로의 무대라 더 좋았고 충성충성< 덕분에 늘 몰리나에게 집중해서 보던 극을 조금 더 발렌틴의 말에 귀를 기울여가며 볼 수 있었다.



5. 처음에 주헌몰리나 얘기하는 거 진짜 좋더라ㅠㅠ 동작들 정말 무용하는 것 같고 그게 이야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게 들어가 있어서 좀 홀린 듯이 봄. 그러다 음악 딱 꺼지는 순간 나도 동시에 현실로 돌아왔다. 태유렌틴도 그때 비로소 볼륨 키우면서 뭐야? 하고 묻는 거 너무 좋지

진짜 주헌몰리나 걷는 것도 너무 예뻤음,,, 발렌틴이 자기 얘기를 좀 하려고 하니까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보는 것 좀 소름이었다

아 주헌몰리나는 발렌틴한테 '발렌틴'이라고 분명하게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라고 똑바로 힘줘서 부르기도 해서 뭔가 신기했다. 태유렌틴이랑 둘이 번갈아가면서 새끼야 하고 욕하는 것도 너무 좋곸ㅋㅋㅋ 발렌틴한테 욕 섞어가며 너도 동의한 거 아니냐고 하는 거 진짜 신선했음ㅋㅋㅋ 

태유렌틴은 또 그거에 지지 않고 눈 치켜뜨고 아르릉대는 거 넘 좋았지... 그래서 초반 장면 진짜 긴장감 넘쳤다ㅋㅋㅋ 

뻘하게 태유배우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아마 의도한 거겠지) 고개 살짝 숙여가지고 노려보는 거 조명까지 합쳐져서 진짜 저세상 무서움ㅋㅋㅋ 안광이라고밖에 표현할 단어가 없는 그런ㅋㅋㅋ 그래서 그 덩치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헌몰리나가 순간적으로 움츠러드는 게 묘하게 납득이 가더란() 

주헌몰리나는 영화 얘기 지어낸 거냐고 물어보면 엄청 찔린 듯이 말 돌리던데 귀여웠음ㅋㅋㅋ 

세상 모든 사람이 여자라면 고문이 없을 거라고 하는 거 계속 좀 걸리는 게 결국 여자는 고문을 못할 거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건가. ‘여자 같은게 결국 감수성 넘치고 예민한 거라는 틀을 짓는 게 아닌가 싶어서 생각이 많아졌다


아무튼 그렇게 서로 날을 세우던 관계가 암전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누그러지는데 그게 제일 티가 났던 게 발렌틴의 "너 때문에 참는 거다." 하는 대사. 그 말을 하고 네가 많은 거 먹으라고 하는 태유렌틴을 바라보던 주헌몰리나의 그 복잡한 표정 정말 알고 보는 입장에선 안타까웠음ㅠㅠ 

영화 얘기 어디까지 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발렌틴을 보고 웃는 것도ㅠㅠ 

그리고 주헌몰리나가 아프다고 하니까 태유렌틴 방 가운데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몰리나 쪽으로 넘어와서 계속 괜찮냐고 하는 거 진짜 너무 좋다,,, 아마 그 뒤로 이 둘의 관계가 더 빠르게 변하지 않았을까 싶고


태유렌틴 마르타 얘기할 때 그 자기혐오로 가득 찬 표정 정말 슬픔. 몰리나가 손 잡아주니까 무슨 자길 용서해줄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그 손에 매달려서 얘기하다가 손이 빠져나갈 때의 그 복잡한 눈빛ㅠㅠ 


발렌틴은 언제나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살던 사람인데 이곳에서 미래는커녕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사치가 되어버렸다는 게 뭔가 슬펐다

초반의 발렌틴은 몰리나가 꿈만을 생각하고 제대로 된 사유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오히려 하루하루 견디는 생활을 하면서 정치 얘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꿈같은가. 심지어 감옥에 갇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런 면에선 발렌틴도 참 도련님이다 싶다가 그럼에도 그 길을 택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주헌몰리나 이때부터인지 언제부턴가 발렌틴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슬픔이 고이는 목과 가슴 언저리를 자꾸 어루만지고 있더라ㅠㅠ 편지 쓰면서도 중간에ㅠㅠ 발렌틴을 사랑한다는 게 그런 걸로 티가 나더라

그 와중에 슬프면서도 둘 관계가 확 진전됐다고 느낀 게 주헌몰리나의 "너 오늘 나한테 왜 그러냐."하는 말이었음. 이 말을 두 번 정도 반쯤은 혼잣말 수준으로 중얼거리는데 발렌틴에게 이제 이런 걸 바랄 수 있을 정도로 둘 관계가 변했다는 것도 와 닿는 동시에 몰리나가 너무 안쓰러웠다ㅠㅠ 진짜 발렌틴 네가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ㅠㅠ... 

오늘 자첫 때보다도 태유렌틴이 엄청 울면서 편지 내용 말했는데 그런 발렌틴을 쳐다보는 주헌몰리나 표정도 너무 아팠고ㅠㅠ 그렇게 쓴 편지 찢어버리는 것까지 진짜 내가 다 슬퍼졌음. 


태유렌틴 비스킷 봉투까지 핥아 먹고는 또 자괴감에 빠지고 닭다리도 그렇게 막 신나하더니 결국 다 뱉어버리고ㅠㅠ 몰리나가 준 물까지 토하는데 진짜 어쩌려고 저러나 싶더라ㅠㅠ 

뻘하게 닭다리 먹으면서 대사칠 때 무슨 소리인지 주헌몰리나가 못 알아들어섴ㅋㅋㅋ 막 또박또박 말하려고 하는 거 넘 귀여웠닼ㅋㅋㅋ 

다시 돌아가서 태유렌틴 몰리나가 자기 항소 얘기하니까 그 뒤부터 표정 좀 이상해지더니 케이크 집어던지는 거 진짜 이해는 가는데 나빴다,,, 그 박살난 케이크 쳐다보는 주헌몰리나 표정ㅠㅠ 

주헌몰리나가 뒤도 안 돌아보고 그렇게 나가니까 안절부절 못하다가 케이크 치우는데 이미 이런 걸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거 본인도 아는 느낌이라 더 안타깝고

그래도 태유렌틴은 자기가 미안하다고, 그래서 창피하다고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지 싶음ㅠㅠ 몰리나가 얘기할 때 계속 바닥 보고 있는 거 무슨 교무실에 불려온 아이 같아서 더 짠하고 할 말 없게 만들더라ㅠㅠㅋㅋㅋ 

그러다 몰리나가 이감된다고 하니까 눈에 보이게 당황하고. 이게 대체 뭔지 잘 갈피를 못잡겠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잘 보여서 좋았음. 하필 몰리나가 이어가는 영화 부분 대사도 남자가 혼란스러웠다는 내용이라 또 느낌이 색달랐다

몰리나 어루만져주면서 정말 긴장 풀리는 것처럼 서서히 풀리는 표정 정말 멍뭉이 같고ㅠ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표정 볼 때마다 치인다 증말ㅠㅠ 

그리고 그 다음날 몰리나가 후회하냐고 물어보는 것도 새삼 슬퍼서 또 울컥했다ㅠㅠ 어휴ㅠㅠ 


몰리나 나가게 됐단 얘기 듣고 좋아하는 태유렌틴 표정 정말 세상 기뻐보여서 더 밉다ㅠㅠ 몰리나가 난 너랑 같이 있고 싶다 하니까 한 번도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는 듯이 눈 깜빡깜빡 하는 게 오늘은 왜인지 얄미워 보였고ㅠㅠ< 몰리나 너무 안쓰러웠음...ㅠㅠ 남자는 말이야~ 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 아무렇게나 하고 있고 몽총이ㅠㅠ 

마지막에 정말 괜찮겠냐고 다시 물어보기 전에 잠깐 두던 그 텀까지 마지막 장면 너무 좋았다ㅠㅠ 


주헌몰리나는 태유렌틴이 잡던 침대를 쓸어보고 나가고 그 자리를 또 똑같이 쓸어가는 태유렌틴의 손이 너무 외로워 보였고 슬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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