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07 <배니싱> 6pm

2018. 11. 27. 16:04 from 기타 극

181007 <배니싱> 6pm

캐스트: 정민 김종구 이용규

 



1. 지인 덕분에 정말 간만에 관극했는데 참 아무 감흥 없게 봐서 슬펐다... 배우들은 나름 나에게 열심히 설득시켜주려고 애를 써서 대충 왜 여기서 얘가 이러는지 이해는 하겠는데 거기서 끝이다. 와 닿는 게 하나 없는 극

그래도 배우들과 넘버 몇 개는 건진 거 같아 다행이었다.



2. 애초부터 케이라는 캐릭터가 궁금했었고 이 캐릭터에 초점을 놓고 봤는데 윱케이 자체는 기대보다도 좋았다. 그런데 뭔가 내가 알던 이 배우랑 좀 다른 단백한 느낌이라 신기했음. 나쁘다는 절대 소리 아니고,,, 어쩌면 좀 심심할 수도 있는데 그걸 잘 조절해줘서 좋았다. 노래도 좋았고. 스모키도


부쵸의신은 확실히 윱케이랑 주고받는 게 좋더라. 왜 케이가 의신을 믿을 수 있었는지 잘 알겠고. 목이 좀 아슬아슬한 것 같았는데 그래도 노래는 다 해줘서. 문제는 내가 하필 1열에 앉았더니 자꾸 다리에 신경이 팔려서,,, 정말 조금만 정신을 놓고 있으면 다리 길이 실화냐고 놀라고 있었다,,, 


쀼명렬은 진짜ㅋㅋㅋ 간만에 노래 잘하는 사람 봐서 너무 신났다. 무대 위에서 보는 게 아마 이번이 처음인 거 같은데 노래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네. 다만 명렬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참 매력을 느끼기 힘든 캐릭터라서 아쉬웠다.



3. 의신과 케이 배우 둘이 아무래도 템포가 좀 느린 사람들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극 자체가 너무 느리더라. 몰아칠 때 한 번에 쫙 몰아쳐서 끝을 내야지 집중 잘 되고 있으면 갑자기 설명충이 되어서 재미가 없어지고,,, 

명렬이 캐릭터에 대한 부분이 특히 그랬는데 굳이 3인극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서사를 쑤셔 박았나 하는 느낌. 그냥 2인극을 하든지 아니면 좀 명렬이 서사를 내가 이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주든지

관객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끝과 시작을 맡고 마지막까지 인간인 명렬이한테 가장 이입하기 쉽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함. 근데 이 캐릭터가 가장 이해 안 가는 것 같다. 본인도 조선인이면서 왜 그렇게 우생학에 목숨을 걸었는지도 잘 모르겠고ㅋㅋㅋ 우생학은 아예 태생부터가 다르단 얘기니까 조선인인 본인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기 힘들지 않나...?ㅋㅋㅋ 아예 난 똑똑하고 우월하니까 남들 위에 서는 건 당연하다는 식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또 모를까

어쨌든 명렬이 부분을 좀 어떻게 해줘서 극의 전개를 쫀쫀하게 해줬음 한다,,, 


이 극은 계속 과연 케이를 욕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을 물어보는 것 같아서 차라리 그 점에 대해 좀 더 깊게 파고들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하고. 굳이 의신과 케이의 관계성 얘기를 하다 보니 "브로맨스"가 되고 이도저도 아닌 극이 되어버렸잖아. 브로맨스라는 단어 자체도 퀴어 혐오적인 느낌이 들어서 별로인데 이 극은 아예 그걸 노린 것 같아 더 불쾌하다.



4. 간혹 2층 쪽 보고 노래하는 거 너무 지킬 생각나는데다 얼굴도 안 보여서 내 취향과는 많이 멀었음. 그리고 바닥에 나무 그루터기 대체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ㅋㅋㅋ 뭘 표현하고 싶었던 거지? 거기가 야외인 거?ㅋㅋㅋ 

그래도 동선 같은 건 특별히 거슬리는 것 없이 본 것 같다. 음악도 개인적으로는 현악기를 좋아해서 나랑은 맞았고. 잔잔하기는 했으나...



5. 케이가 그리워했던 것이 햇빛 그 자체도 있겠으나 결국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는 거라는 점이 참 그랬네. 의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본인조차 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을 거니까... 케이는 의신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게 뭔지 명확히 알았고 그래서 시간이 흘렀던 거겠지

둘이 적당히 타협이란 것을 하고 살 수 있었으면 참 좋았겠으나 하나는 타협할 상황이 아니었고 하나는 타협할 사람이 아니어서 그만 그런 결말이 나와버렸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한테는 마지막에 햇빛속으로 맆 부를 때의 케이가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음. 의신과 같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입꼬리는 웃고 있던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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