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09 <해적>

2019. 5. 1. 17:50 from 기타 극

190409 <해적> 8pm

캐스팅: 임찬민 랑연

 

 

 

1.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너무 좋았다... 극의 원래 텍스트를 떠나서(물론 완전히 떠날 수는 없겠지만) 오늘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타이밍 딱 맞게 폭발한 느낌이라 마지막 곡에서 막 내가 벅찬 기분이었음. 어쩜 이래! 큰 기대 없이 갔다가 엄청 울고 나왔음.

 

 

2. 찬루이스... 너무 귀여워...ㅋㅋㅋ 앤도 너무너무 좋았지만 루이스의 그 상처 많으면서도 반짝이는 눈을 너무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ㅋㅋㅋ 그리고 별을 쏘실 때 분명 제 심장도 쏘신 거 같은데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찬민 배우는 정말 강약 조절을 잘하는 거 같아서 새삼 감탄하고 나옴.

 

 

3. 랑메리! 랑메리는 사랑입니다ㅠㅠ 랑잭도 너무 좋았지만 내 취향은 랑메리였음. 노래가 좀 애매할 때가 있었지만 뭔가 키 자체가 애매했던 것 같음. 무대에 올리기 전에 좀 다듬었으면 좋았을 건데. 아무튼 랑잭도 랑메리도 따뜻한 느낌이 있어서 좋았고 보는 내가 다 따스하게 보고 나왔음.

 

 

4. 솔직히 그렇게 기대하고 본 공연이 아니었다. 둘 화음이 애매하다거나 하는 얘기도 많았고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기 싫어서도 있었고. 그런데 보는 내내 그렇게 불호가 뜰 정도로 화음이나 노래가 별로인 부분은 없었고(물론 좀 다듬었으면 함) 내용도 기존 이 기획사 공연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개연성 없는 것도 아니고 배우 둘 연기야 뭐 당연히 좋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오지는 극이라고는 아무도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다... 솔직히 어디가 그렇게 좋냐고 하면 대답 못할 거고 어디에 쉽사리 추천하기도 애매하지만ㅋㅋㅋ 여배 2인극인 것과 앤/메리 서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앤과 메리 이야기를 남배가 하는 거 정말 상상이 안 가서 더 그랬던 거 같다. 해적이라는 어쩌면 생소한 소재 내에서 여캐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여배가 하는 거 너무 좋았지... 이야기랑 캐릭터를 좀 덜어내고 편곡도 더 해서 더 많은 여배들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

 

 

5. 작가가 되고 싶었던 루이스가 다시 글을 쓰기까지. 홀로 살겠다며 술통에 빠졌던 잭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술통에 빠지기까지. 너희의 신이 아닌 나의 신을 신을 찾아 나서겠다 했던 앤이 신을 찾을 때까지. 포로가 되느니 죽겠다 하던 메리가 널 절대 놓지 않겠다고 할 때까지. 항해 한 번에 사람들이 많이도 변했구나 싶다. 그래서 바다를 떠날 수 없는 걸까. 그 변화를 함께 했기에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질투하라나 마지막 메리의 솔로곡이라도 주요 인물 네 명에 모두 애정이 가게 되는 듯. 이 이야기의 화자는 온전히 루이스이니 앤/메리 분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좀 납득이 가고.

그렇다고 원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루이스가 보지 않는 곳에서 둘이 어떻게 사랑을 했고 메리는 어떻게 배에 타게 됐으며 극이 끝나고 앤은 어떻게 살아갔을지 참 궁금한데... 특공에 가면 둘 얘기를 더 볼 수 있겠지만 표가 없네^^...

 

 

6. 솔직히 말하자면 케일럽의 항해일지 얘기부터 나는 이야기를 포기했음. 오히려 타천(내가 유일하게 본 불가극이라)은 좀 쭉 한 가지 흐름을 가지고 가는 기분인데 해적은 너무 이것저것 다 담다가 작가가 정리를 포기해버린 느낌. 2막 전체적으로 아니 작가님이 포기하시면 어떻게 해요 소리가 나오게 되는데... 그렇다고 이 극을 수정해서 다시 올릴 것도 아니니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더라. 분명 나한테 호인 부분이 훨씬 많은 극이라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거 좋지. 근데 그럴 거면 그냥 본인들끼리 관람하세요... 상업극으로 올리지 말고...

 

케일럽의 얘기가 더 답답하게 느껴졌던 건 전혀 안 궁금한 부분이었기 때문이기도 함. 아무리 케일럽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아내와 아들을 두고 계속 해적질이나 하러 다니던 사람인데요;;ㅋㅋㅋ 이 극은 전체적으로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갑자기 이런 부분을 곡까지 주면서 넣으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더라.

 

 

7. 어쨌든 여배 2인극이라는 그 자체가 주는 에너지를 또 느껴서 저는 행복했고 또 앤/메리 스토리가 완전 내 취향이기도 해서 더 즐겁게 보고 나왔음. 랑연 배우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던 거 같아서 다음에 꼭 최상일 때 보고 싶고ㅋㅋㅋ 지금도 이렇게 좋은데 목까지 최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막 벌써 소름 돋음. 앤과 메리 너무 사랑해... 루이스도... 잭 잘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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