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17 <테레즈라캥>

2019. 8. 3. 20:48 from 기타 극

190717 <테레즈라캥> 8pm

캐스트: 정인지 고상호 최현선 최석진

 

 

 

 

1. 이래저래 걱정을 많이 하고 봤는데 딱 걱정보다는 괜찮았던 공연. 사실 테레즈라캥 원작도 봤고 영화도 봤고 영화 <박쥐>도 봤지만 이 극은 정말 궤를 달리하는 것 같음. 원작 같은 느낌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라서 조금 아쉽기도 하고 왜 그렇게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2. 인지테레즈 진짜 대본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대본 멱살 잡고 끌어올리고 계셨음,,, 어떻게 이러지? 그래서 이 연출과 대본이 말하는 테레즈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인데도 무대 위의 인지테레즈는 전부 납득이 갔고 너무 좋았다.

초반에 목 안 좋으신 거 같아서 좀 걱정했는데 극을 볼 때는 그거 다 익스큐즈하고 집중할 수 있었음. 그리고 굳이 덧붙이자면 정말 얼굴... 얼굴 최고야... 너무 잘생기셨어요.

 

 

3. 고로랑에 대한 기대가 약간 있었는데 고로랑도 좋았지만 석진까미유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좀 잘 본 거 같음. 현선배우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너무너무 좋았고.

뭔가 정말 다들 이 대본에서 이렇게 열심히 연기를 한다고? 싶을 정도로ㅋㅋㅋ 정말 열심히 해서 보는 내내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거 같다.

 

 

4. 나한테 테레즈라캥이라는 작품은 한 번도 사랑에 대한 작품이 아니었음. 사랑이 아니라 욕망에 대한 작품이었고 각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욕망이 어떻게 얽혀 들어가는지를 보는 것에서 언제나 재미를 느꼈는데 이 극은 갑자기,,, 사랑을 얘기하네,,,?ㅋㅋㅋ 사랑을 끼워 넣으니까 로랑이 대체 왜 갑자기 집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잖아,,, 테레즈가 로랑과 같이 살기로 결심한 것도 사랑 때문은 절대 아니었는데,,,

그리고 내 안의 테레즈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음. 모든 것을 억누르고 살던 사람이 그걸 풀 수 있는 구석이 생기니까 멈추지 않고 내달리게 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왜,,, 왜,,,?ㅋㅋㅋ 왜 이렇게 바꾼 거짘ㅋㅋㅋ 이 매마른 사람이 생기 넘치게 변한 건 절대! 사랑 때문이 아니었다고요!ㅋㅋㅋ 그리고 언제부터 로랑이 화가였어!ㅋㅋㅋ

라캥부인에 대해서도 그렇다. 라캥부인이 할 대사는 내가 널 잘못 키웠구나 같은 게 아니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요! 라캥부인의 욕망에 대해서 이렇게 뭉개버리다니!ㅋㅋㅋ 로랑 같은 아들을 원하는 이유가 뭐였게요!ㅋㅋㅋ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나랑 너무 다른 생각을 하고 각색을 하셨던데 저는 그럴 거면 이 내용을 굳이 이렇게 극으로 올릴 필요가 있었나 좀 의문이 듭니다. 그렇게 모든 캐릭터를 바꿔서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게 대체 뭔데요,,,

뭔가 새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거면 이해하겠는데 이해를 못하겠음. 모두의 비뚤어진 사랑이 만난 결과인가...? 그런 거면 그래도 좀 이해하는 척을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그럼 로랑은 왜 집 타령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지네요. 이도저도 아니라 계속 물음표만 띄우다 나옴.

 

방점을 찍는 대사들도 정말 이상해서 테레즈의 대사가 부각되어야 할 부분은 후루룩 넘겨버리고 로랑이 하는 대사는 쓸데없이 강조하더라. 테레즈가 하는 "무서워?"라든가 "당신 이제 날 절대 못 벗어나(맞나?)" 같은 대사가 얼마나 테레즈라는 사람 자체와 그 상황을 잘 보여주는데 그렇게 넘기나. 이 극 주인공 테레즈인데요!

둘의 이야기로 초점을 맞춘다 해도 테레즈가 하는 대사에 더 무게를 실어줘야 이해가 가고 소름끼치는 구간들이 많은데 그걸 그렇게 후루룩 넘겨버리네. 테레즈 넘버와 분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요. 좀 오버해서 연출이 누굴 더 생각하고 극을 만들었나 보이는 기분이라 더 별로였음.

테레즈가 로랑의 첫사랑이었던 설정도 정말 투머치였고요...

 

 

5. 노래랑 춤이 호불호 좀 갈리던 거 같은데 나는 호였음. 기본적으로 왈츠 박자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음악 참 맘에 들었는데 바이올린 혹시 조율을 안 한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이상하게 좀 음정 떨어지는 것처럼 들려서 미묘한 기분으로 봤다.

춤도 나는 그렇게 연출하는 거 좋더라. 의상도 그냥 평범하게 호였는데 인지테레즈가 치마 잡고 움직이는 게 정말정말 명화 같아서< 자꾸 입 벌리게 보게 되고<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기지...

무서운 부분도 좋았고... 아무튼 다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일단 연출의 방향 자체가 나랑 너무 안 맞아서 많이 힘들었음.

 

 

6. 인지테레즈 전부 다 좋았지만 막판에 테레즈부인한테 혼자 중얼중얼하는 부분이 정말로 소름끼치게 좋았다. 이 대본에서 이걸 납득시켜주다니...?ㅋㅋㅋ 진짜 천재 아닐 리 없다...

초반의 그 건조한 표정도 정말 좋았고 크게 소리 내어서 얘기하면서부터 이 테레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음. 얼마나 욕망을 거세당하면서 살았는지 계속 슬퍼지더라. 첫 장면에 울고 있는 것부터 충격이었는데 키스해줘 하면서 까미유한테 다가서던 그 표정, 그리고 손에 키스 받았을 때의 표정까지 완전,,, 내내 손수건 물고 보고 싶었다. 로랑이 아니라 구명줄 그 자체를 사랑했던 거 같아서 더 안쓰럽고.

 

현선배우 사실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 진짜 좋았다. 소름끼치는 부분도 다 너무 잘 살려주시고 막판에 휙휙 변하는 그 표정도 그렇고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에 감정 표현하는 것도 너무 굉장했음. 둘이 붙는 장면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건데 그런 장면이 별로 없어서 슬펐음.

아니 솔직히 라캥부인 같은 사람이 아들과도 다름없는 로랑한테 신세한탄을 하겠냐고요. 테레즈만 불러서 얘기하겠지~! 자꾸 라캥부인이 까미유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옆에 로랑 붙여주는 거 정말 맘에 안 들었다.

초반에 자꾸 테레즈 부르는 것도 좀 더 살리면 이 집이 테레즈한테 어떤 짓을 하고 있나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까미유가 맨날 자기가 이 집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원작에선 여자들도 일을 하잖아요ㅎㅎㅎ 이 집 여자들도 가게를 운영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 그 설정을 완전히 빼버렸음. 거기에 더해 로랑이 밥 달라고 찡찡대는 장면을 집어넣으니 정말 어쩌라고 싶더랔ㅋㅋㅋ

까미유가 없으면 돈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놨는데 그 집(과 돈)을 노리고 온 로랑이 까미유를 왜 죽여요ㅋㅋㅋ 모아둔 돈이 있다거나 이 집이 까미유 소유라고 확실히 얘기를 해주든가 뭐 아무것도 없고 까미유 죽일 이유가 사랑밖에 없는데 그거도 사실 사랑이 아니었잖아. 그럼 대체 왜 이 난리를 친 거얔ㅋㅋㅋ

 

휴,,, 참,,, 여러모로 이상하고 납득 어려운 극이었고 배우들이 연출 페이까지 받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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